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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대생(캐나다 컬리지)

이번학기 좋았던 순간

monami11 2021. 12. 24. 08:00

맨날 캐나다 컬리지에 대해 그지같은 점만 얘기한 거 같아서

좋았던 점이 뭐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봤다.

 

1학년때는 사실 코비드땜시 급하게 다 온라인수업으로 전환된 점도 있지만

교과과목도 넘 기초적이고 해서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엄청 낮았다.

기억에 남는 수업은 딱 하나인데 교양필수였던 personal finance 밖에 없음.

 

그래도 이번학기부터는 2학년이라 그런지

전공과목들 중에 수업도 빡세게 진행되고 동기부여도 되는 과목들이 몇 개 있었다.

 

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과목은 Digital electronics 인데

교수가 거의 쉬는 시간이나 잡담없이 수업시간 꽉꽉 채워서 진행하고

진도를 어마어마하게 빨리 빼서 기말고사때 ppt 슬라이드를 몇백장을 봐야해서 좀 빡세따.

 

거기다 매주 과제를 내는데 각자 circuit을 만들고 작동하는 거를

동영상찍어서 매주 올려야했다. 

간단한 circuit은 수업시간 내에 다 만들기도 했지만

복잡한 거는 주말 내내 하기도 했다.

그래도 다 완성되고 원하는 대로 전구에 불이 딱딱 들어오고 할때

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수없음ㅋㅋ

 

여튼 꼼수를 쓸수없는 과목이라

매주 성실히 과제했고 중간고사 난이도가 높아서 기말은 두배정도 더 준비했다.

다행히 기말은 중간보다 점수가 높게 나와서

진짜 간만에 새벽까지 벼락치기 한 보람이 있군 싶었다.

 

그러고 며칠뒤에 그 교수가 나에게 혹시 모를 프로젝트에 인원 필요하면

너 추천할테니까자기한테 레쥬메 보내달라고 했다.

그래서 레쥬메 보내면서 이 과목이 이번학기 젤 조아하는 과목이었고

나는 circuit 만드는 거 넘 잼있다 등등 이빨깐 게 아니라

진심으로 써서 보냈다.

교수도 분명 지루한 수업이었을텐데 잘해줘서 고맙다 등등 훈훈하게 멜 주고받았다.

 

다음 학기에도 이 교수랑 수업하는데 넘 기대됨ㅋㅋ

좀 빡세긴 한데 그래도 잘가르쳐서 마니 배운듯.

 

그리고 저번주 금욜에 학교가서 기말 친 과목이 있는데

끝나고 애덜 다 나가고 그 교수랑 나랑 첨이자 마지막으로 스몰토크 좀 했다.

그러면서 내가 솔직히 나 한국에서 글케 열씨미 하는 학생 아닌데

여기 애덜 넘 공부안한다, 다 나한테 답 좀 보여달라고만 한다 등등

이런 얘기했는데 교수도 진짜 완전 공감한다면서

자기 여기서 3년 반 정도 티칭했는데 이번학기 우리반이 worst 였다고ㅋㅋㅋㅋ

코비드때문이라고만 볼수없는게 다른 반은 이정도까지는 아니라고;;;

 

둘이 완전 폭풍공감하면서 

나 당장 취업할 생각없어서 너한테 reference letter 이런거 부탁안할거니까

편하게 keep in touch 하자 그랬는데

그 교수도 reference letter 안써줄거라고ㅋㅋㅋ 너 취업안할거자나 막 이러면서 둘이 엄청 웃었다.

 

여튼 이 교수와는 두 학기동안 같이 했는데

이제서야 스몰톡 좀 하고 아쉽다.

막상 얘기해보니 젊어서 그런가

엄청 유머러스한 사람이었음

근데 그 교수도 놀랐겠지 나도 그 교수수업때 맨날 피곤한 표정으로 인상쓰고 있어서ㅋㅋ

그나저나 이 교수는 다음학기에는 못보는 거 같던데 아쉽군.

 

3주쉬고 바로 다음학기 개강인데 하..솔직히 3주는 넘 짧은거 아님?

물론 그 담에 4개월 놀기는 하지만..

3주쉬고 눈오고 엄청 추울때 매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며칠씩

학교갈 생각하니까 앞이 캄캄하군;;

다음학기에 좀 열정적이고 제대로 된 교수들 마니 만났음 하는소박하지만 이뤄질리없는 바램을 하며...

 

결국엔 좋은 점만 쓰려고 했는데 결국 마지막엔 까게 되는군ㅎㅎ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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